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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위기

2023-09-07 12:04:28

운영자

안녕하세요? 책방지기 정기열입니다. 최근에 우리는 고령화·저출산 사회의 위험을 넘어 인구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무서운 경고를 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책 속에서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더 떨어지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움 속에 제 눈에 들어온 책 한 권이 있었습니다. 출판사 ‘문예출판사’에서 2023년 7월에 출간된 『인구 위기』로, 국내 인구문제 및 복지 관련 전문가들이 번역기를 돌려 읽었다는 책입니다. 1934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였던 스웨덴에 과감한 사회개혁 방안을 제시한 이 책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보다 실제적이고 효율적인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인구 위기』는 스웨덴의 대표적인 사회학자 알바 뮈르달(1982년 노벨평화상 수상)과 정치 경제학자 군나르 뮈르달(197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이 공동으로 집필한 것으로, 사회과학의 명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부부는 스웨덴의 인구 현황과 추세뿐 아니라 출산율 저하의 배경을 사회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면서, 자녀 양육이 생활수준 향상을 방해한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생산력의 증대와 더불어 강력한 분배 정책을 제시했는데, 다자녀 가정의 주거 보조금 지급, 모든 아동에 대한 무상 의료, 무상 점심 급식, 집에 머무르는 아동들 일부 식자재 가격 할인, 무상 학교교육, 공공 유아원, 탁아소, 유치원, 방과후교실, 여름 학교 등 고품질의 무상 제공, 재능 있는 청소년에게 장학금과 생활비를 제공하는 구체적인 대안들이 그것입니다. 인구문제와 관련된 이론적 접근뿐 아니라 스웨덴의 현황을 근거로 스웨덴 국민들의 삶과 생활의 질, 가족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새로운 질서를 총 8장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의 1장과 2장은 인구론에 대한 식견을 넓힐 수 있도록 매우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내용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들어가는 말 첫 문장이 ‘인구문제는 그 어떤 사회문제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다.’입니다. 한동안 이 문장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왜 90여 년의 시간 차이가 있는 이 책을 왜 마주하고 고민해야 하는지를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왜 출산율 저하를 목도하고 있는 걸까요? 뮈르달 부부는 스웨덴 사회의 가치관의 변화를 매우 깊게 들여다 보았습니다. 아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이것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하게 양육비, 수당 등의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그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금액의 수위를 높이고 있으니까요. 우리 사회의 변화, 특히 가임기에 해당하는 여성들의 가치관의 변화에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시나요? 부부는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분배의 소규모 조정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요!

1930년대의 스웨덴은 우리와 많이 다른 듯 보입니다. 일단 시기가, 그리고 문화적 배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굳이 이 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국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동시에 자녀 양육에 대한 기본적인 부담을 전체 사회의 중요한 의제로 설정함으로써 급진적인 분배정책을 현실화하는 예방적 사회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라는 뮈르달 부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한 ‘사회정책 전반에 대해 새롭게 접근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요? 인구정책의 큰 그림을 찾기 위해서 쓰여졌다고 밝히고 있는 『인구 위기』는 숨통을 터주는 폭염 속 단비와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 시원함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이번 책방은 단순히 제 느낌을 전달하기 보다는 우리가 함께 고민하자는 차원에서 글을 써봤습니다.